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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노) 발생주의 국가회계, 그 역할을 되묻다
저자 :
김상노
발간일 :
2014-12-31
   
<김상노 한국공인회계사회 정책기획팀장>

발생주의 국가회계, 그 역할을 되묻다.
 
  필자는 국가회계기준세터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이관될 즈음에 한국공인회계사회로 복귀하게 되어 현재는 국가회계와 관련된 조사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간의 관심과 애정을 기초로 국가회계에 대한 현재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최근 공무원 연금 개혁안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대단하다. 공무원 연금에 대해 매년 정부가 보조하고 있고, 향후 몇 년 후에는 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추정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최근에 이슈가 되고 뉴스가 된 것은 왜일까?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라는 제목으로 멱함수와 임계숫자에 대한 내용을 방송한 바 있다. 내용은 세상 사건들을 살펴 보면 어떤 패턴을 발견할 수 있고, 이 패턴은 임계숫자로 대표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지진의 규모가 반이 되면 해당 규모의 지진 횟수는 4배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패턴은 산불, 전쟁 등에서도 유사하게 발견된다고 한다. 이런 패턴이 나오게 되는 것은 모든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이 복합적으로 얽히고  설켜서 임계치에 다다르면 그러한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래알을 쌓아나가다 보면 어떤 순간에는 모래알 한알이 모래탑을 무너트리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이 방송 내용을 연금개혁안 문제와 연결시켜 보는 것이 일편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으나, 적용 시켜 본다면, 지금껏 쌓여 왔던 공무원 연금 문제가 개혁을 할 수 밖에 없는 임계치에 다다른 것이고, 그러한 임계치에 다다르는 동안 수 많은 모래알 들로 모래탑이 쌓여 왔다는 것이다. 그 모래탑을 무너트린 한알의 모래알이 무엇인지 특정할 수 없지만, 필자는 공무원 연금제도로 인해 국가가 향후 지급하여야 할 예상액을 근로 기간에 따라 부채로 인식한 발생주의 국가회계 도입이 그 모래알 한알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다.
 
  국가회계기준에 연금충당부채 인식기준을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연금고갈에 대한 사회적 이슈화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고 발생주의에 따른 부채 인식 이론을 지켜냈던 그 당시의 일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여전히 이러한 연금충당부채 인식이 정부의 재무상태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을 하시는 분도 계신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국가가 지불해야 할 미래의 부담이 얼마인지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해 내고자 하는 노력이 회계를 담당하는 자의 소명이 아닐까 한다.
 
  2011회계연도 재무제표를 국회에 최초 제출한 이후 벌써 4년차인 2014회계연도가 지나가고 있고, 2015회계연도는 국가에 발생주의를 도입한 지 5년차가 되는 해이다. 이제 제도 도입 후 어느 정도 변화가 일어났는지, 도입 시 목표했던 바를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다.
 
  부채 관리 쪽에서는 어느 정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연금충당부채도 도입이 되었고, 소송에 따른 충당부채 등 국가가 향후 부담해야 할 의무에 대해 사실을 정확히 알리려는 노력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자산의 체계적인 관리가 과연 가능해 졌는지, 세출 정보가 아닌 원가 정보를 신뢰성 높게 집계하여 이를 성과 평가에 연결시키는 것이 가능해 졌는지 등 부채관리 이외의 측면에서도 그 효과를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내용들이 발생주의 도입 시 생각했던 것만큼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면 과감히 그러한 부분은 포기하여야 할 것이고, 얼마만큼의 노력이 더 투입되어야 가능한 것인지 그 노력의 정도를 가늠해서 의사결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발생주의 재무정보가 의미 있는 정보로 의사결정에 활용이 될 수 있는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원가 정보가 세출 정보와 어떤 점에서 유의한 차이를 줄 수 있는지 과연 그 차이가 의사결정을 달리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의한 것인지에 대해 점검하자는 것이다. 만일 그러한 정보가 세출 정보와 유의한 차이를 줄 수 없다면 다른 방식의 재무정보 전달도 고민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현금흐름표 도입이다. 현금흐름표는 세입세출 결산서와 유사한 정보이기 때문에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였으나, 유의한 재무정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요약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보고하는 것이 좋을지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 즉, 조세 수입으로 재원을 조달한 것이 얼마이고, 차입으로 재원을 조달한 것이 얼마인지 보여주고 어떤 분야에 재원을 지출한 것인지 요약하여 보고해 주는 방식의 현금흐름표를 만든다면 세입세출결산보고서와 차이를 보이며 유의한 정보를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세입 세출 결산서는 승인된 예산 대비 지출을 비교해 주는 보고서인 반면, 예시한 현금흐름표는 재원의 조달 방법과 지출 분야를 일목 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일반 국민이 관심을 가질만한 핵심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오히려 원가는 재무 보고 목적 보다는 관리 목적으로 발전시켜 볼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현재의 재무보고 모델이 과연 정보 이용자의 의사결정에 활용할 유의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고민해 보자는 이야기이다. 기금과 일반회계 간 보고 양식이 다른 복잡한 재정운영표와 순자산변동표 체계를 현재 IFRS에서 적용하고 있는 포괄손익계산서와 같이 재정상태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내용을 한 표에 몰아서 보고하고 순자산변동표를 폐지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일이다.
 
  한편, 재무정보를 친절히 분석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의 상황을 기초로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면밀히 분석하여 알려주어야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의사결정을 할 때 좀 더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올해의 국채 발행규모 증가로 인해서, 미래에 지급하여야 할 이자비용이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 그러한 비용이 향후 경제성장률을 반영한 조세수입 예상액에 비해 얼마나 가파른 증가를 나타내는지, 그러한 예측에 따르면, 향후 증세가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 등을 분석해 내는 것이다. 물론 회계와 결산쪽에서 이런 내용을 다룰 수 있는 것이냐는 회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 있어 현재의 방향키가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계와 결산에 대한 분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필자가 논의한 사항이 구체적이지 못해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들지만, 발생주의 국가회계가 10년, 20년, 그 이후에도 발전을 거듭하여 훌륭한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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