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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원기) 공익법인회계기준의 안정적인 정착 및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저자 :
배원기
발간일 :
2018-05-18

배원기 교수 _ 홍대 경영대학원 세무학과


가. 들어가는 글

작년 12월 8일 기획재정부 장관의 고시형태로 제정된 공익법인회계기준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상 ‘공익법인 등의 결산서류 등의 의무공시 및 외부회계감사에 적용되는 공익법인에 대한 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산가액 5억원 이상 또는 수입금액과 출연받은 재산가액 3억원 이상의 공익법인은 ‘공익법인회계기준’에 따라 회계 처리를 해야 한다. 다만, 학교법인, 의료법인,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등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와 공시 의무가 없는 종교법인은 이 기준 적용에서 제외된다. 즉, 이번에 시행된 공익법인회계기준은 주로 사회복지법인 또는 공익법인에 의해 설립된 장학재단 등에 적용된다.

나. 공익법인이란?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공익법인의 개념에 대해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비영리법인 또는 공익법인의 개념 내지 관계는 다음과 같이 표시할 수 있다.



A의 ‘법인격없는 단체를 포함한 비영리조직’이란 법인격이 없는 단체를 포함한 넒은 의미의 비영리조직을 의미한다. 법인격이 없는 단체에 대하여, 세법에서는, 세법상 ‘비영리법인’으로 취급될 것인지 또는 영리를 추구하는 거주자(공동사업자 내지 조합)로 취급되는 것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비영리법인으로 취급되는 법인격없는 단체를 포함하는 개념이 A에 해당한다. 행정안전부 관할의 법률인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의 대상으로 하는 비영리민간단체가 이 개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B의 ‘비영리법인’이란, 「민법」 제32조의 규정에 따라, 주무부처 장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 또는 재단법인을 말한다. C의 「상증세법」 상의 ‘공익법인 등’이란 「상증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익법인 등’으로서, 이에 해당하는 법인은 수증자산에 대하여 증여세납부의무가 면제되며, 그 대신 각종 의무가 부여된다. 이에는 협의의 D의 「공익법인법」상의 공익법인뿐만 아니라, 「사립학교법」에 의한 학교법인, 「의료법」에 의한 의료법인,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한 사회복지법인, 기타 특별법에 의한 기업 및 준정부기관, 그리고 「민법」 제32조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 중 「상증세법」상의 혜택을 받는 비영리법인이 포함된다.

참고로, 「공익법인법」은 1975. 12. 9. 정부 제안으로 국회에 제출된 후, 1975. 12. 18. 국회를 통과하여 시행되고 있으며, 표면적으로는 「민법」 제32조의 비영리법인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제정되었다고 하나, 1975년 이전에 문화재단 등의 형태를 이용한 대기업들의 탈세나 비영리법인의 비정상적 운영이 많아, 이를 규제하고 개선하기 위해 「공익법인법」이 제정된 것으로 이해된다.
 
다. 공익법인회계기준의 제정 경위

「민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에 대한 회계기준이 별도로 제정된 바는 없었고, 1975년에 신설된 「공익법인법 시행령」 제22조에 ‘공익법인의 회계는 이 영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사업의 경영성과와 수지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모든 회계거래를 발생의 사실에 의하여 기업회계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규정을 두어 영리기업의 회계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학교법인, 의료법인, 사회복지법인 등은 각각의 주무부처 장관이 정한 재무규칙 등에 따른 회계처리가 요구되는데, 이들은 정부보조금 등을 받거나 행정규제를 받는 학교법인, 의료법인,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관리회계 내지 예산회계 성격의 회계자료며, 모든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무회계목적의 회계와는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우리나라의 공익법인 또는 비영리조직에 대한 회계기준을 제정하기 위한 노력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한국회계기준원(KAI)이 2003년 3월에 발표한 「비영리조직의 재무제표 작성과 표시 지침서」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침서는 국내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미국의 회계기준을 그대로 번역한 정도에 불과하단 평이 많았다. 또한, 의무 규정도 아닌데다가 내용이 어려워 실무에서 수용되지 못했다.
 
그 뒤, 2008년 「상증세법」에 일정 규모 이상의 공익법인 등에 대해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게 하는 한편, 국세청 사이트에 재무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된 것을 계기로 비영리조직에 대한 회계기준이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금융감독위원회 등 정부 당국은 영리기업의 회계기준을 제정하고 있는 한국회계기준위원회(이하 ‘KASB’)로 하여금 비영리조직 회계기준을 제정하고자 했다. 그러나 2015년 초,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법적근거가 없이 KASB가 비영리 회계기준을 제정할 수 없다는 권고를 내렸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세제실)가 2016년 「상증세법」 개정을 통해 공익법인회계기준에 관한 법적 근거규정을 신설하고 약 1년 동안의 작업을 거쳐 지난해 12월 8일 공익법인회계기준이 고시되었다.
 
이 공익법인회계기준은 KASB의 비영리 조직 회계기준 초안을 기초로 정부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회계기준원・회계법인・학계 등 민간전문가 TF가 초안을 마련했고, 공익법인회계기준 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제정됐다.

라. 공익법인회계기준의 안정적인 정착방향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공익법인회계기준이 고시되기까지 충분한 준비 기간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기준이 지난해 12월 8일에야 고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익법인들이 요청한 해설서나 가이드라인 또는 FAQ 등이 제시되지 아니한 아쉬움도 있다. 특히, 사회복지법인들의 대응이 가장 힘들고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선박수주를 하여, 조선소를 만드는 동시에 선박도 같이 만들었던 경험에 비추어, 공익법인회계기준의 제정은 미약하고 개선되어야 할 점도 있겠지만, 조만간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바탕을 만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공익법인회계기준의 안정적인 정착 방향으로서, 가장 시급한 것이 공익법인회계기준에 관한 해설서, 가이드라인 또는 FAQ를 만들고, 이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공익법인회계기준의 제정 및 운영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재산세제과)은 공익법인회계기준의 보급, 교육 및 홍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예, 전문 네트워크 조성 및 예산 책정)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기획재정부로부터 위탁받아 공익법인회계기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는, 공익법인회계기준에 대한 질의회신 및 실무해석 등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을 갖추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공익법인과 기타 비영리 회계전문가들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와 함께 해설서, 가이드라인 또는 FAQ 등을 제정하는 데 참여하도록 하여, 실무상의 문제점이나 의문점, 개선점 등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도록 하여야 한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를 보면, 이론보다 실제 수많은 환자를 접하여 얻는 경험을 통하여 명의(名醫)가 되는 것과 같이, 실무 사례를 가급적 많이 축적하여 이를 토대로 FAQ를 만들고 공익법인 실무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공익법인회계기준의 안정적인 정착방향이다.

마. 공익법인회계기준이 나아가야 할 방향

비영리 공익섹터는 민간경제(영리섹터)와 정부섹터가 담당하지 못하는 분야로서, 자본주의의 단점을 보완하여, 우리사회를 밝게 할 수 있는 부문이며, 이 분야의 성장발전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빈부격차나 기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미국은 공익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GNP의 15%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통계자료조차 구축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공익법인회계기준은 공익섹터 회계분야의 미비점이나 문제점을 개선하고 해결하는 초석으로서, 이 공익법인회계기준이 나아갈 방향으로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들 수 있다.
 
첫째, 유관부서들이 협조하여 공익법인 관련법령들도 조속히 현실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이런 법령으로서는, 법무부 소관인 「민법」 중 비영리법인에 관한 부문, 「공익법인법」, 행정안전부 소관인 「기부금품법」, 기획재정부 소관인 「법인세법」, 「상증세법」 등의 세법을 들 수 있다. 회계라는 것이, 어떤 주어진 법률, 규정 등에 기초하여 거래관계나 사실관계를 회계정보로 만들어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공익법인과 관련된 법규나 규정들이 시대에 맞지 않고, 서로 충돌하는 조항들이 많아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공익법인회계기준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둘째,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과의 협업을 통하여 현재의 공익법인회계기준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학교법인, 의료법인, 공기업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한 단계 발전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종교단체들도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아래는 2017년 "국세통계연보"에 의한 공익법인 통계이다. 이 통계를 보면, 2016년말 33,888개의 공익법인 중 공익법인회계기준을 적용할 단체는 종교, 교육, 의료를 제외한 13,221개이며, 이는 전체 공익법인의 39%에 불과하다. 부연하면, 39%에 해당하는 단체가 적용하도록 한 공익법인회계기준에 맞추어 제정된 「상증세법」상 공익법인의 ‘공시양식’을, 다른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하고 있는 학교법인이나 의료법인, 공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도록 하는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
이는 이들 공익법인들에 커다란 부담을 가져오게 할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회계정보의 유용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이들 법인들에 적합한 별도의 공시양식을 제시하고, 장기적으로는 학교법인, 의료법인 등 회계기준을 통합한 공익법인회계기준으로 발전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상증세법」 규정에 따라 공익법인 등이 국세청 홈택스의 공익법인 공시사이트(공익법인 결산서류/법정・지정기부금 단체 기부금내역 공시 및 공개 시스템(https://www.hometax.go.kr/
websquare/websquare.wq?w2xPath=/ui/pp/index_pp.xml)에 공시한 결산서류 등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입력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공익법인의 최고책임자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관련 정보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아도 무방하도록 되어 있고, 잘못 공시한 사례가 많아 불충분한 정보들이 너무 많다.
구체적으로, 국세청의 공익법인 공시사이트는 영리기업들의 재무제표가 공시되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과 같이, XBRL을 기초로 하여 재무정보 등이 입력되도록 하여, 정보이용자들의 이용편의를 제고해야 한다. 또한, 국세청 홈택스의 공익법인 공시사이트나 행정안전부의 1365 기부포탈(https://www.nanumkorea.go.kr/prtl/main.do)은 통합하여, 기부관련 정보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한다.
 
바. 맺는 말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교법인 회계규칙, 의료법인 회계기준, 사회복지법인 회계규칙 등은 감독관청, 세무당국, 재산 출연자 내지 기부자, 또는 공익법인으로부터의 수혜자 등 당해 공익법인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회계기준이라기보다는, 특정 이해관계자만을 위한 회계기준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하여, 공익법인회계기준은 공익법인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요구하는 회계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다.
 
오래전부터 있어야 할 기준이 이제야 마련되었는데, 새롭게 만들어진 기준이 우리나라 공익섹터에 공헌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 모두가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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